[츠바키 문구점] 떠나보내는 것도 봄이구나 내취향

 

 어쩐지 그런 밤 문득 새로운 책을 읽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혀 새벽 3시에 응24에서 책을 주문 했다. 원인은 마션의 작가 엔디 위어가 새로운 소설을 출판 했다는 것, 생각나는 김에 책장에 꽂혀 있는 마션을 다시 읽고 나서다. 마션이야 5번 넘게 읽어서 알만큼 알고 있지만 그래도 읽는다는 것에 대한 즐거움은 사라지지 않으니까. 그렇게 마음이 동해서 그의 새소설 아르테미스를 카트에 담고, 3만원 이상 구매하면 머그컵을 준다는 것에 끌려 아무 생각없이 추천도서에 있는 오베라는 남자와 같이 츠바키 문구점도 그렇게 내게 왓다. 당일배송으로.

 처음 인상은 하드커버를 싫어하는 나로써는 그렇지 좋지는 않았다. 멋스럽지만 딱딱하고 두꺼워서 무겁고 들고다니기 힘든데다 한 책을 여러번 읽는 나로써는 세월이 지나면 커버와 알맹이가 갈라져 분리되어 버리는 하드커버를 질색하기 때문이다.
 좋은 점은 카마쿠라의 지도와 일본어 원문의 손편지가 포함되어 있어서 일본어를 몰라도 글씨체 만으로도 즐거움이 될것이고, 일본어를 안다면 더욱 와닿을 것이다.


 각설하고 츠바키 문구점은 부업으로 문구점을 운영하고 본업으로 사연있는 사람들에게 대신 편지를 써주는 대필가로써 살아가는 아메미야 하토코와 그 주변인물에 대한 이야기이다. 전체적으로 난 이 소설이 좋았다. 일단은 내가 일본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인 카마쿠라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 줄거리가 따뜻하다는 것, 그리고 다시 읽어 보고싶은 책이라는 점이였다.

 카마쿠라를 가 본 사람은 알 것이다. 도쿄 중심지에서 한시간이면 가지만, 복잡한 신주쿠, 시부야와 다른 한적하면서도 일본의 감성을 오롯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그런 감성을 이 책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츠루가오카하치만에 있는 연못, 카마쿠라역 뒷편 지하통로를 지나 조금 걸어가면 나오는 스타벅스, 코마치도오리의 아기자기한 가계들 등 일본에 살고 있었을 때가 생각났다.


 줄거리는 좋았지만 그것을 담는 틀은 좀 부족했다. 이 소설은 카마쿠라에서의 1년을 다루고 있다. 여름에서 시작해 가을 겨울을 지나 봄으로 끝나는 구성. 즉, 여름 가을을 통해 주인공이 성숙해지고, 겨울을 통해 위기를 가지며, 봄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전형적인 기승전결의 줄거리가 될 것이라는 건 읽기 전에 이미 알아챗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도 써먹은 방식으로, 이러한 계절을 통한 주인공의 성장은 명백히 내용적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자주 쓰이는 것은 그만큼 효과적으로 줄거리를 이어갈 수있기 때문이다. 마치 발라드 노래는 뻔하지만, 그 안에 있는 감동은 변하지 않기에 매년 새로운 곡이 나오는 것 처럼.




!!!!여기서부터 스포가 있습니다!!!!




 내용에 대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243페이지에서 부터 시작된 내용으로 의뢰인은 주인공에게 봄의 시작부터 절교의 편지를 써달라고 한다. 이부분이 마음에 든 이유는 결국엔 이 책을 통해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이거였나 싶어서이다. 각자 가치관이 다르기에 뭐라 할 수 없지만, 나에게 작가가 해주고픈 말은 이거였다.
 절교 그러니까 헤어짐은 겨울이 가장 어울린다. 하지만 작가는 이것을 봄에 배치를 하였다. 모든 것이 추위에 휩싸이고, 쓸쓸함이 느껴지는 감정을 모든 것이 시작되는 봄에 놔둔 것이 신선 했고, 그 이유를 편지라는 작품속 소품을 사용하여 나에게 전달 했다. 누군가는 말했다. 시작이 있기에 끝이 존재 한다, 혹은 끝이 있기에 새로운 시작 또한 존재한다. 절교, 끝을 말하는 지극히 부정적인 단어에서 작가는 긍정을 찾아내었다. 그래서 좋은 끝 또한 시작 만큼 중요하다. 좋은 끝맷음을 통해 새로운 시작에 대한 힘이 될 수 있다고 작가가 나에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2017년이 끝나가는 지금 쯤 읽어서 그런지 몰라도 더욱 와 닿았다.


 다 읽고 나서도 옛날의 추억과 겹쳐서 잔향이 남는 그런 소설이였다. 20대의 전부를 보낸 일본생활과, 나도 한때 열심히 편지를 보내고 받은 그 시절의 추억이 떠올라 집 어딘가에 있을 편지를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소설도 지금 다시 읽어보고 싶지만, 일단 아르테미스와 오베라는 남자부터 다 읽고 한달쯤 뒤에 다시 읽어봐야 겟다. 그러면 미처 못 봣던 것도 보이겟지. 또, 새해가 밝고 새로운 시작 또한 생각하는 시기인 만큼 다르게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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